물리학자들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물질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보존(Boson)이고 다른 하나는 페르미온(Fermion)이다. 보존에는 빛의 알갱이인 광자나 약력을 전달하는 W 보존, Z 보존, 강력을 전달하는 글루온(gluon), 중력을 전달하는 중력자 등이 있다. 페르미온에는 전자, 뉴트리노와 쿼크 등이 있다. 보존은 보통의 숫자로 기술되며, 페르미온은 그라스만 수(Grassman number)라는 숫자로 기술된다. 보통의 숫자는 a 곱하기 b 가 b곱하기 a와 같다는 성질이 있다. 반면에 그라스만 수는 a 곱하기 b가 -b 곱하기 a와 같다는 성질이 있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그라스만 수의 특징은 같은 수를 두 번 곱하면 0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곱하기 a는 -a곱하기 a와 같다. 즉, a 곱하기 a가 0이 되어야만 한다. (0=-0)

초대칭이론이란 보존과 페르미온이 서로 일대일 짝을 이루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이론이다.[i] 그리고 보존과 페르미온의 이러한 일대일 대칭성을 초대칭이라고 한다. 초대칭 이론은 1971년에 처음 나온 이후 지금까지 많은 물리학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으며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로서는 발견된 입자들이 서로 일대일 짝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사실 물리학자들은 단 한 짝도 찾아 내지 못했다.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은 초대칭되는 다른 짝들이 발견되지 못한 이유가, 우리가 사는 우주가 초대칭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보다는 초대칭되는 짝들을 찾아내기에는 현재의 가속기가 너무 작은 에너지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2009년 11월 가동이 시작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CERN 연구소의 LHC(Large Hadron Collider)라는 입자 가속기에서, 이러한 짝들이 찾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대칭이론은 모든 것의 이론의 가장 확실한 후보인 끈 이론에도 적용된다. 사실 초대칭이론이 끈이론 배경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기도 하다. 끈이론에서는 이론이 초대칭성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꼭 존재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끈이론에서는 초대칭 이론 없이는 페르미온은 있을 수 없고, 보존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존과 페르미온 둘 다 있기 때문이다. 흔히 끈 이론을 초끈 이론이라고도 하는데, 초끈 이론의 "초"자는 "초"대칭이론의 초자를 의미한다.

초대칭이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장론을 1년 정도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대칭이론을 다룬 책 중 제일 유명한 책은 Wess와 Bagger가 쓴 Supersymmetry and Supergravity이다.

[i] 여기서 짝은 각각의 입자 사이의 짝이 아니라 입자의 종류 사이의 짝이다. 예를 들어 초대칭이론이 전자(electron)와 초대칭짝을 이루는 셀렉트론(selectron)이 존재한다고 예측할 때에는 전자가 10개 있으면 셀렉트론도 10개가 존재한다는 말이 아니라 단순히 전자와 초대칭짝을 이루는 입자의 종류가 있다는 말이다.